간지가 무엇이고 왜 60개에서 한 바퀴가 도는지, 그리고 만세력이라는 책력이 어디서 왔는지 정리했습니다.
만세력은 해마다의 간지(干支)와 절기(節氣)를 날짜별로 정리해 둔 책력입니다. "만세(萬歲)"는 만 년, 즉 아주 먼 미래까지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.
조선 세종 때(1442년) 한양을 기준으로 해와 달의 움직임을 계산한 역법서 『칠정산(七政算)』이 편찬되었고, 정조 때(1782년) 관상감이 앞으로 100년치 역일을 미리 계산한 『천세력(千歲曆)』을 펴냈습니다. 이 책을 고쳐 이어 간 것이 오늘날 "만세력"이라는 이름의 뿌리입니다.
간(干)은 줄기(幹), 지(支)는 가지(枝)를 뜻합니다. 나무의 줄기와 가지처럼 천간(天干) 10개와 지지(地支) 12개가 짝을 이루어 하나의 단위를 만듭니다. 그 짝 하나가 간지 두 글자이고, 짝이 한 바퀴 다 돌면 60갑자가 됩니다.
| 천간 天干 | 지지 地支 | |
|---|---|---|
| 개수 | 10개 | 12개 |
| 글자 |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 |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 |
| 뜻 | 하늘의 기운 · 드러난 것 | 땅의 자리 · 시간과 계절 |
| 짜임 | 오행 5개 × 음양 2 | 계절 4개 × 3단계, 12달 · 12시진 |
| 딸린 것 | 없음 | 12띠 동물, 방위, 시각 |
글자마다의 오행과 음양은 음양오행 · 천간 · 지지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.
천간 10개가 한 바퀴 도는 것이 열흘(旬, 순)입니다. 옛날에는 열흘을 한 묶음으로 날짜를 셌고, 상순·중순·하순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. 순 세 개가 모여 한 달이 됩니다.
지지 12개는 한 해의 열두 달과 하루의 열두 시진에 대응합니다.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가 한 해에 약 열두 번이라는 관찰에서 나온 수입니다.
간지는 사주만을 위한 기호가 아니라, 본래 시간과 공간에 번호를 매기는 체계였습니다.
| 쓰임 | 내용 |
|---|---|
| 날짜 | 해·달·날·시각에 각각 간지를 붙임 → 사주 여덟 글자 |
| 연도 이름 | 임진왜란(1592 임진년), 병자호란(1636 병자년), 갑오개혁(1894 갑오년), 을사늑약(1905 을사년), 기미독립운동(1919 기미년) |
| 나이 | 환갑·회갑 = 태어난 해의 간지가 60년 만에 다시 돌아온 해 |
| 방위 | 子=북, 卯=동, 午=남, 酉=서 (지지 12개를 방향에 배치) |
| 순서 | 갑·을·병·정 = 첫째·둘째·셋째·넷째. 계약서의 "갑과 을"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|
① 순서는 언제나 천간 먼저, 지지 나중입니다. 午甲처럼 뒤집어 쓰는 법은 없습니다.
② 양은 양끼리, 음은 음끼리만 짝을 이룹니다. 그래서 짝은 120개가 아니라 60개입니다.
甲子(양+양)와 乙丑(음+음)은 있지만 甲丑(양+음)은 존재하지 않습니다.
③ 짝은 한 칸씩 함께 움직입니다. 甲子 다음은 乙丑이지 甲丑이 아닙니다.
천간 10개와 지지 12개를 톱니바퀴처럼 한 칸씩 함께 돌리면 60번째에 처음 짝(甲子)으로 돌아옵니다.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기 때문입니다. 양(陽)의 천간은 양의 지지와만, 음(陰)의 천간은 음의 지지와만 만나므로 120개가 아니라 60개가 됩니다.
이 60개의 순환은 년·월·일·시에 모두 쓰입니다. 날짜의 60갑자는 수천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, 중국 상(商)나라 갑골문에도 이미 간지로 날짜를 적은 기록이 있습니다.
연도만 있으면 나눗셈 두 번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. 기준은 甲子년이었던 1984년입니다.
2026년으로 해 보면 2026 − 3 = 2023 입니다.
2023 ÷ 10 의 나머지는 3 → 천간 세 번째 = 丙
2023 ÷ 12 의 나머지는 7 → 지지 일곱 번째 = 午
그래서 2026년은 丙午(병오)년, 말의 해입니다.
월·일·시의 간지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. 절기 입기 시각과 기준일부터 흐른 날수가 필요하므로, 만세력 시계가 계산해 주는 값을 보는 것이 빠릅니다.